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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연주르의 여행

안가본 길도 가보고 쓸때없는 일도 해보자,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기 11 난 음악에 소질이 없다. 박치에 음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아마 초등학교때 였던 것 같다. 운동회때 사물놀이를 한다고 장구채를 처음 잡아본 것 정말 열심히 했다. 나만 틀리면 부끄러우니까. 운동회가 열리고 사물놀이가 시작되면서 머리가 새하얘진 난 그냥 하는 척만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20년정도가 흘렀을까? 이번엔 난타채를 잡았다. 한달살기 프로젝트 안에 들어있는 소규모 행사다. 난 애초에 이 행사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다. 음악이랑은 태생 자체가 안맞는 분야였고 굳이 관심없는 데에 시간을 쏟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다 정말 어쩌다 참여하게 되었다 난타를 배우러, 김해까지 갔고 너무 어색했다. 본격 난타채를 잡고 나서야 실감이 되었다. 해보지 않은, 할거라고는 생각도 해본적 없던 일들 그냥 어.. 더보기
바람이 가는 길을 따라서,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기 10 한달살이가 시작되는 날 난 영암으로 오며 풍력발전소를 보았고 그곳에 꼭 가겠노라고 다짐했었다. (⬆️⬆️영암 한달살이 브이로그 1편⬆️⬆️) (영암 가볼만한 곳) '영암 풍력발전소' (이곳은 차를 타고만 올라갈 수 있는 가파른 외길입니다.) 풍력발전소가 나에게 주는 묘한 영감들이 있다. 바람이 다녀감을 보여주는 곳 마치 보이지는 않지만 이 곳에 내가 있노라며 알려주는 것. 이 거대한 바람개비는 바람길 사이에서 반갑게 맞이해주는 인사같기도하고 떠나감을 아쉬워하는 굿바이 인사같기도 하다. 이제는 영암을 떠나기 얼마나 안남은시간 마지막날의 일주일전이다.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바람들처럼 내가 이곳에 다녀감을 이 거대한 바람개비는 기억할까 내가 기억하지 않아도 나를 기억해줄까 이 바람개비를 스쳐지나가는 바람들처럼.. 더보기
비워진 자리에 새로 채워지는 것들,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기 9 난 빈틈이 없는 것을 좋아한다. 여백을 보고 있으면 그 곳에 계속 무언가를 채울려고 했다. 아마 난 내 많은 부족함을 그렇게 채우려고 했던 것 같다. 어딘가의 가난함과 빈곤함을 자꾸만 다른 무언가로 채우려고 했다. 그렇게 난 빈틈없이 꽉꽉 채워나갔고 이제는 그 안에 뭐가 담겨있는지도 몰랐다. 커리어도, 스케줄도, 머릿속도, 마음속도, 내 집 조차 말이다. 이상하고 엉망인 완벽주의자 증후군이였다. 이곳에서 난 덜어내는 연습을 했다.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더이상 꾸역꾸역 넣을 수 없을 만큼 꽉 차버린 지금 깊은 곳에서 썩어가고 있는 무언가를 버리기 위해 천천히 그리고 매일매일 난 한개씩 버리는 연습을 했다. 하루는 '무언가를 완벽하게 하지않으면 자책하는 마음'을 또 하루는 '누구에게나 잘보일려고 하는 마음.. 더보기
20대에 시골에서 자연스레 어울려 산다는건,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이 8 주고 받는다는 의미가 그전엔 내게 그냥 딱딱한 기브앤 테이크 정도의 의미였다. 내가 무언가를 주었다면 받는게 당연하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난 내가 원하는 것을 받기위해 준적도 있었고 어쩔수 없이 받았기 때문에 원하지 않은 것을 준 적도 있었다. 영암에서 지내면서 많은 던 에피소드 중 하나는 아무래도 일러스트 교육이 아닐까싶다. 퇴사 전 회사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sns마케팅 교육을 몇차례 진행하였다. 그래서 아마 조금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아주 기초적인 교육을 3시간정도 진행하고 야무지게 과제까지 내주었다. 그후 난 다른 프로젝트가 있어서 과제만 내주고 부랴부랴 숙소를 나왔었는데 프로젝트가 끝나고 들어와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나의 첫 제자가 준 (과제)편지지다. 처음 받았을때 놀.. 더보기
새로운 것들에 익숙해지는 과정,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이 7 무언가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아마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 새로운 공간, 새로운 루틴들 난 새로운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두려워 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임에도 잘해야한다는 말도안되는 압박이 있는 편이고 그것이 나를 더욱 고립시킨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떠나는 새로운 여행, 도착한 곳이 비록 새로운 여행지는 아니였지만, 출발하는 곳이 함께하는 사람들이 그 과정들이 새로웠다. 과정의 변화는 퀴퀴하게 묵은 바다냄새가 나는 나의 오랜 고향에서의 일상이 새롭게 보이던 계기가 되었다. 끌어주고 밀어주던 따뜻한 손을 기억한다. 그날의 찬란함을 기억한다. 무덥던 날의 온도보다는 나무가 내뱉던 시원한 숨결을 기억한다... 더보기
내가 다시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기 6 휴식에는 2가지가 있다고 본다. 육체적 휴식, 정신적 휴식 육체적 휴식은 단기에 끝낼 수 있다고 생각되고 정신적 휴식은 장기전이라고 생각한다. 체력이 회복되는 시간보다 멘탈이 회복되는 시간이 훨씬 오래걸린다. 그리고 훨씬 많은 돈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창 일해야하고 바빠야할 나이인 지금, 난 휴식이 필요했다. 이날은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월출산에 처음 온 날이다. 월출산은 대한민국의 5대 악산으로도 유명하기도 하고 기가 가장 쎈 산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옷을 보면 알겠지만 사실 산 초입까지만 들어갔다가 나왔다ㅋㅋ 애초에 등산을 할 생각으로 간것은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다시는 월출산에 오지 않을것 같았는데, 이 후에 한번도 오게된다. 월출산으로 같이 온 일행들이 있었지만 각.. 더보기
멈추면 보이는 것들,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기 5 한달살이를 하면서 유독 집착하는 1가지가 생겼다. '시간에 맞춰나가서 노을을 보는 것' 한달살이를 하면서 최대한 계획적으로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듯 가장 어려웠던 한가지가 그 점이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난 매사에 계획을 세우고 시작한다. 가볍게 카페를 간다고한다면 몇시에 나갈것인지, 카페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도착해서 해야할 일 리스트를 짜고 난 후에 출발한다. 이렇게나 계회적인 인간유형이 무계획으로 살아보자라고 다짐한 순간부터 어떻게 무계획으로 살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루틴을 어지럽혀나갔다. 일어날때 알람을 설정하지 않는것 눈뜨면 바로 일어나지 않는 것 불현듯 나가서 정자에 앉아 책을 읽는것(사실 이건 언제까지 책을 읽을 건지 계획을 세우고.. 더보기
시골에서 잠깐 쉬어갈게요, 전라남도 영암 한달살기 4 이날은 제가 프로젝트 과제 할겸 광주에 왔던 날이였네요. 제가 향수를 너무 좋아하는데, 시골에 오면 괜히 향수 냄새를 맡고 벌들이 꼬일까봐 무서워서 안가져왔었거든요, 근데 그렇지도 않은가봐요. 그래서 직접 향수를 만들러 갔습니다 :) 세상 진지한 언니의 눈빛 아주 매섭죠..? 왜냐면 오랜만에 번화가로 나온다고해서 강렬한 화장을 하고 왔거든요. 오랜만에 도시냄새 맡으니 기분이 새롭더라구요. 이때가 아마 영암에 있는지 2주 정도 되었을때 같아요. 제가 원하는 향을 찾으려고 굉장히 온 신경을 코에 집중시켰습니다. 사실 제가 찾고 있는 향이 있었어요. 바로 영암의 향이였는데요. 향기로 옛 기억이 떠오르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하죠. 저도 후에 이곳의 기억을 조금 더 선명히 기억하기 위해서 돌아가서도 맡..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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