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손수건 삼남매
그냥 별건아니고 예뻐서 산 영암지도 손수건이 이렇게 쓰일 줄이야.
다시는 오지 않았을 월출산에
이렇게 다시 발을 딛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오늘은 드디어 나를 이곳에 새기러 왔다.
자동차 트렁크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우리들의 추억 자투리를 모아왔다.
그리고 누군가 알아주지 않을 일들을 하는 중이다.
바로 새로운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는 일
당신이 이곳을 지나갈때,
혹시나 길을 찾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우리는 살짝 어깨를 틀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밀어주기로 했다.
아무도 이름을 모르는 이곳에
이름을 지어주고 불러주었다.
무화정 (춤추고 대화를 하는 곳)
무화라 불리는 이곳 다음엔 이곳에서 만나 다시 우리의 이야기를 피워보자
영암이 내려다보이는 어쩌면 가을엔 더욱 예뻣겠구나
좀 처럼 끝나지 않은 등산과 작업들
그리고 예사롭지 않게 방울방울 내리던 이슬비까지
이곳의 촉촉한 풀향과 끈적하게 붙어오는 더위를 잊지 못한다.
드디어 이정표의 최종 목적도 완성이 되었다.
우리의 만남과 시간, 그리고 끝을 다듬어 만든
우리의 이정표
어쩜 이날의 마지막 이정표는
우리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주고
혹시나 저 멀리 잊혀진 언젠가 다시 찾아오고 싶을때,
이곳으로 올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기억의 이정표가 아닐까.
다음에 너를 만날때, 지금보다 더 반가울테니
우리의 다음도 그 다음도 우리의 이정표를 보고 따라와주길 바라며
내가 이곳에서 얻는 것들이 다음의 너희들도 마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편은 저번에 제작한 이정표를 설치하러 간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이정표는 현재 월출산 기찬묏길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혹시 기찬묏길에 가시게 되거든 꼭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우리 '무화정'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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