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이가 시작되는 날 난 영암으로 오며
풍력발전소를 보았고
그곳에 꼭 가겠노라고 다짐했었다.
(⬆️⬆️영암 한달살이 브이로그 1편⬆️⬆️)
(영암 가볼만한 곳) '영암 풍력발전소'
(이곳은 차를 타고만 올라갈 수 있는 가파른 외길입니다.)
풍력발전소가 나에게 주는 묘한 영감들이 있다.
바람이 다녀감을 보여주는 곳
마치 보이지는 않지만 이 곳에 내가 있노라며 알려주는 것.
이 거대한 바람개비는
바람길 사이에서 반갑게 맞이해주는 인사같기도하고
떠나감을 아쉬워하는 굿바이 인사같기도 하다.
이제는 영암을 떠나기 얼마나 안남은시간
마지막날의 일주일전이다.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바람들처럼
내가 이곳에 다녀감을
이 거대한 바람개비는 기억할까
내가 기억하지 않아도 나를 기억해줄까
이 바람개비를 스쳐지나가는 바람들처럼
어쩜 영암에서의 나는 잠깐 스친 바람과도 같을 것이다.
누군가 기억해줄지 모르는 이곳에서
우리는 우리들만 아는 작은 발자취를 남기고
그 중 가장 작은 장면하나만 잘라서 가져왔다.
풍력발전소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언덕 위의 하얀집'이라는 식당 겸 카페가 나온다.
예쁜 카페와 영암이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가 유명한 곳이라 찾아왔다.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풍력발전소와는 또 달랐다.
조금 더 가깝고 싱그러워 보였다.
너무 높은 곳에 올라가면 더 넓게 볼 수는 있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장면들이 흐리게 보인다.
우리네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책에서 한장한장 하루하루는
우리만의 찬란함이 담겨있고.
우린 '그냥 좋았던 인생이였지' 보다는
그 곳이, 그 일이, 그때가 좋았지 라고 기억할 것이다.
거대한 덩어리보다는 작은 장면장면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런 장면장면이 모여 삶을 좀더 풍요로이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남은 인생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내 바람길의 끝에는
내가 만들어 놓은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난 나만의 바람길을 작은 엽서에 담아놓는다.
오늘은 영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을 소개시켜 드렸습니다.
영암의 풍력발전소 인데요.
요즘 육백마지기처럼 조경이 잘되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 나름의 거친자연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저녁에 올라가면 별도 아주 잘보이니 참고바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에 조금 집중하고 싶어서
글이 좀 짧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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